누구나 한번쯤은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요?
'내가 이 세상에 없어진다면 달라지는 게 있을까?'
'나의 부
재를 의식하는 사람이 있을까?' '나는 특별하지 않아' '내가 다음 날 없어진다고 해도 상관 없을거야'
저도 좀 힘들었을 때 이런 생각을 했었어요
그럴 땐 문득 아무 멜로디를 흥얼거리거나 내 이름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 목소리에서 들리는 음정, 억양, 볼륨, 감정, 변동 이런 것에 집중하며 생각했어요
다른 사람이 내 목소리를 완벽하게 흉낼 수 있을까?
내 손으로 쓴 글에서 보이는 곡선, 기울어짐, 크기, 간격을 살펴보며 생각했어요
다른 사람이 나처럼 똑같이 쓸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신기하지 않아요?
아주 단순한 거 같지만 자기 이름을 쓰는 것도 대단한 힘을 가지고 있고 깊은 의미를 부여하는 행위잖아요
당신의 서명으로 인해 새로운 직업이 시작될 수도 있고 부부가 될 수도 있고 헤어질 수도 있어요
그 서명이 당신을 대표하는 것이기 때문에
똑같은 이름을 가진 사람도 당신 대신 할 수 없는 것이 많아요
나의 이름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나 스스로 하는 말과 행동에서 나와요
목소리가 멋지지 않아도 글씨체가 예쁘지 않아도 상관 없어요
오직 당신만의 것이니까 특별한거죠
팬들은 왜 연예인의 사인을 받고 싶어할까요?
예쁜 글씨체 보고 싶어서?
아닐걸요 그 사람이 쓴 글으니까 간직하는거죠
누군가는
똑같은 말이어도
다른 사람이 아니라
당신의 목소리로 듣고
당신의 글씨체로 읽고
싶은 말이 있을거에요
당신의 '안녕'을 바라는 사람
당신의 '고마워'를 기대하는 사람
당신의 '미안해'를 기다리는 사람
당신에게 아무말이라도 간절히 듣고 싶은 사람
누군가의 얼굴을 봐서 누군지 알아챌 수 있는 사이가 서로를 잘 아는 사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누군가의 목소리만 들어도 알아챌 수 있는 사이라면 어느정도 서로를 잘 아는 사이라고 봐요
사람의 목소리나 글씨체로 알아볼 수 있는 것이 더 많은 시간이 걸리거든요 그만큼 서로와 많은 대화를 나눠서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을 밟았다는 뜻이죠
누군가가 당신의 목소리로 당신을 알아볼 수 있다면 그 사람은 당신의 존재에 익숙해진거에요 그래서 당신의 부재도 의식할거에요
내가 이 세상에 없어진다는 것은 내 목소리로 다른 사람의 이름을 부를 수도 없고 내 글씨체로 나의 이름도 쓸 수 없게 된다는 것이에요
그렇게 생각해보면 힘들어도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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