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갑자기 친구들한테 연락이 와서 우리 동네 근처로 온다고 나와서 만나자고 했는데 어제는 일 때문에 조금
먼데로 가고 집에 늦게 들어갈 예정이어서 난 못 만날 거 같다고 나 없이 재미있는 시간 보내라고 했는데 내가 답장을 보내자마자 전화가 왔어요'달려오면 안 돼?? 우리 모이는 건 얼마만인데.. 언제 또 이렇게 다 같이 모이겠어 ㅠㅠ 그냥 와주면 안 되니~ 우리가 기다려줄게.. 최대한 빨리 올 수 있는 시간이 언제야??'
친구들이 이렇게 간절하고 귀엽게 애원을 해서 제가 굴복했어요 ㅋㅋㅋ
저는 친구들 만날 때마다 맨날 혼나요 ㅋㅋㅋㅋㅋ
제가 SNS도 없고 연락을 잘 안 하는 편이라 '야 니 소식 왜 이렇게 듣기 힘드니' '야 넌 우리가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지도 않냐' '야 너 일본에 가있을때 어떻게 사진 한장도 안 보내주냐'
제가 작년에는 해외에서 지내서 1년 넘게 만나지 못한 친구들이거든요
저도 항상 친구들한테 미안하게 생각하고 서운한 기분을 들게 해서 마음에 걸리고 걱정을 해줘서 고마운데 이 디지털 시대에서 사는게 좀 부담스럽게 느껴질 때도 많아요.. ㅋㅋㅋ 어디 해외로 나가면 인증샷을 올려야 한다 친구한테 문자 오면 칼답을 해야 한다 등의 현대시대의 불문율 같은 거 전 잘 따라하지 않거든요 이미 전에도 말했었지만 저는 겉으로만 젊어보이는 20대초반이지 사는 방식은 완전 할머니 스타일이에요
그래도 저도 좀 더 노력을 해야 하고 친구들의 마음도 이해하고 신경 써줘야 저도 더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걸 알아요 이렇게 가끔씩 누구한테 혼나는 것도 필요하고
그리고 제가 누굴 만나면 항상 사진 같이 찍는 걸 잊어먹는다고 했었잖아요
이번에는 친구가 우리 같이 사진 찍어야 된다고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가주고 왔어요 😂😂
한명씩 다 사진 하나 받을 수 있게 4번 찍었어요
손가락으로 'W' 모양을 만든 건 우리 우정을 대표하는 단어가 있어서 그래요 ㅋㅋㅋ
폴라로이드는 아날로그적인 감성도 느껴져서 마음에 들어요 :)
끝까지 저를 잡아준 친구들에게 정말 고맙게 생각해요
결국엔 기다려줘서 한번 다시 만날 수 있어서 저도 좋았어요
가운데 두명은 한국에서 미국으로 유학 온 친구들인데 한명은 군대에 가있었는데 작년에 전역했었고 또 한명은 올해 가을에 입대한대요 가장 오른쪽에 있는 친구는 저와 같은 뉴욕쪽에 거주하는 교포인데 일 때문에 곧 DC로 이사 간대요
그래서 이렇게 다 같이 모이는 게 진짜 친구들이 말한 것처럼 오랫동안은 마지막 기회겠죠 몇년 후에 재회도 하겠지만요
이제부터는 세계에 편쳐진 친구들에게 편지를 보내야겠어요 그게 제 적성과 더 맞는 거 같고 친구들이 기뻐할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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