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저는 고등학생이었습니다
제가 세월호 참사를 알게 됐을 때 마음이 너무 아팠었고 저와 같은 수많은
학생들이 순식간에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었고 제가 해드릴 수 있는 게 너무 부족한 거 같아서 그저 미안하기만 했어요 우리 아빠도 라디오를 들으면서 마음이 너무 앞아서 우셨어요
우리는 같이 울고 희생자들을 기억하는 거 밖에 해드릴 수 있는 일이 없어서 정말 미안했어요
그래도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하고 싶었어요
미국 고등학교들은 매일 아침 homeroom(홈룸)라는 짧은 시간을 가져요 5~10분동안 출석을 부르고 국기에 대한 맹세를 하고 학교 행사나 중요한 정보에 대한 발표도 합니다
그래서 제가 우리 고등학교 교감한테 세월호 참사에 대해 알려드리고 아침 발표때 제가 준비한 짧은 말로 묵념을 제의할 수 있는 허락을 얻었어요
아픔과 고통을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때가 있어요
그럴땐 위로도 말로 전달이 잘 되는 거 같지 않아요
그래서 묵념을 하는 겁니다
제가 지금 하는 말도 적절한 위로가 되지 못할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제가 드릴 수 있는 말로 이 시를 바칩니다
제가 드릴 수 있는 게 이거 밖에 없어서 정말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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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얼굴을 처음 바라볼 때
새로워서 계속 바라보게 된다
처음이어서
그가 나에게 어떤 사람이 될지
알 수가 없다
얼마나 많은
웃음과
눈물과
축복과
고난을
나에게 주어질지
알 방법이 없다
그의 얼굴을 마지막으로 바라볼 때
익숙해져서 계속 바라보기 힘들다
마지막이어서
그가 나에게 어떤 사람이었는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얼마나 많은
웃음과
눈물과
축복과
고난을
나에게 주어졌는지
남에게 알려줄 방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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